새벽 한 시, 방 안의 유일한 빛은 페이퍼백 위쪽 모서리에 끼운 작은 플라스틱 집게등에서 나왔다. 그 빛은 접은 무릎 위로 가느다란 원뿔을 던질 뿐, 그 밖엔 아무것도 비추지 않았다. 그는 등을 돌리고 옆으로 누워 자고 있었다 —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읽어줘." 그가 어둠을 향해 말했다. 돌아보지 않은 채. 그의 목소리에는 잠에서 반쯤만 돌아온 사람 특유의 평평한 차분함이 있었고, 그것은 나름의 정직함이었다 — 완전히 깨어 있었다면 묻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눈보다는 손끝으로 자리를 다시 찾아 낮은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집이 잠든 시간에, 자기 목소리가 얌전히 굴기로 약속한 그런 방식으로.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등 전체로 듣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 장은 마흔 페이지 동안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 부엌, 멈춰버린 말다툼, 자꾸만 거의 닿을 듯하다가 번번이 이유를 찾아 멈추는 두 사람 — 그리고 지금, 이 페이지에서 마침내 그 맴돎이 멈췄다.
그녀의 목소리는 문장이 끊긴 바로 그 자리, "마침내"라는 단어에서 끊겼다. 그녀는 책을 펼친 채, 입을 다문 채 앉아 있었다. 그가 등 뒤에서 이제 완전히 깨어 있다는 걸, 그가 그녀가 정확히 어디서 멈췄는지 알아챘다는 걸 느끼면서.
그는 그녀의 어깨 너머로 손을 뻗어 경첩에서 불을 껐다. 작은 하얀 원뿔빛이 한 번의 동작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칼이 흔들릴 만큼 가까이에서 말했다. "계속해."
이제 페이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그녀가 말했다. "알아." 그가 말했다. 대답이 아니었지만, 대답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래도 계속했다. 단락의 나머지를 그의 귓가에서 지어내며, 목소리는 한층 더 낮아졌고, 문장들은 더 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었다. 비어 있던 손이 이미 거기 있던 그의 손을 찾아냈다.
그는 고쳐주지 않았다. 실제 책에서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묻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말하는 걸 반 박자 늦게 따라갔다, 손으로 방을 익혀가는 남자처럼. 나머지는 어둠이 맡았다.
그녀가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 장 어딘가에서, 페이퍼백은 매트리스 가장자리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엎어진 채 펼쳐져 떨어졌다. 둘 중 누구도 그것을 집어 들지 않았고, 아침이 되어도 둘 다 어느 페이지를 잃어버렸는지 말할 수 없었다.
